|
제목
|
깨어진 두 개의 병
|
|
작성자
|
관리자
|
<깨어진 두 개의 병>
허비한 사랑의 향기.
한없이 순결하고 한없이 아름답다.
마리아의 깨어진 마음-
주님의 죽음이 임박했다는
냉혹한 현실로 인해 깨어진 그 마음의
결 무늬 석고병에서 흘러나온.
눈물에 섞인 향유는
천국의 신비한 화학 작용을 통해,
희석되지 않고 오히려 더 농축되었다.
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까지도
그 향이 머무를 만큼 강하게.
주님의 얼굴에서 흘러 내려
그 옷에 적셔진 향기는 분명
그리스도와 함께 갔다. 치욕의 시험에까지,
참혹한 조롱에까지,
고통스런 구타에까지,
반인륜의 십자가에까지.
잠자던 그 향기의 흔적은
땀과 피의 진한 냄새를 통해
그분의 옷에서 다시 살아났으리라.
수치스런 최후, 그 옷자락마저 벗겨져
제비뽑기로 사라질 때까지.
"아버지여,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.
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."
십자가 주변에 인간의 악취가 진동하는 속에서도
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 힘을 그분께 드린 것은
어쩌면, 정말 어쩌면, 바로 그 향기였는지 모른다.
십자가를 떠나던 마리아,
주님의 발을 닦았던, 지금은 마른 그 머리칼에도
똑같은 향기가 여태 남았으리라.
석고의 몸을 깨뜨리시고 온전히 쏟아 부어 주신 그분의 사랑을 일깨우며.
한없이 순결하고 한없이 아름답다.
진정 자신을 허비하신 그분.
영영 후회 없이 깨뜨리신 그 몸.
영영 후회 없이 깨뜨린 마리아의 향유.
+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신 금요일입니다.
아침에 우리 위해 그 귀하신 몸,
허비하신 그리스도의 위대한 사랑을 묵상했습니다.
하얀 꽃 사진을 올립니다.
모두 모두 하루 잘 지내시고요
금요일 저녁 기도회에 오실 힘은 남겨놓으시어요. ^^
|
|
